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나투나 제도의 수백 개 섬 중 가장 큰 섬인 나투자 베사르를 군사기지화 하겠다는 2년 전의 공약을 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

 

나투나 제도 군사력 강화 계획에 정통한 인도네시아 관료들은 조만간 이 지역에 지대공 미사일과 해병 포병대대가 배치되고, 공군 기지와 해군 기지의 설비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투나 제도 군사기지는 지난해 12월 중순경 건설됐다. 나투나 제도는 인도네시아 영토 중 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과 가장 인접한 곳으로 길이가 1720km에 달한다.

 

지난 2017년 인도네시아 정부는 나투나 제도의 북쪽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을 북나투나해로 명명하는 내용이 포함된 새로운 국가 지도를 만들었다. 이는 곧바로 중국의 저항을 불러왔다.

 

중국 외무성은 베이징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공문을 보내 양국은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이 겹치는 문제를 안고 있고, 북나투나해로 명명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또 인도네시아의 이런 조치가 분쟁을 오히려 확대시키고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북나투나해 명명 철회를 요구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주권의 문제라며 중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인도네시아는 남중국해 주변 6개국의 영토분쟁인 난사군도분쟁(Spratly Islands dispute)의 당사국은 아니다. 난사군도 주변국인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타이완, 필리핀, 브루나이가 모두 이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가세했다. 중국이 인위적으로 영해로 설정한 남해 9단선이 난사군도를 포함한 남중국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을 포함한 6개국의 영토분쟁으로 확대된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북나투나해는 배타적경제수역에 해당되지만, 일부가 중국이 자국령이라고 주장하는 남해 9단선과 겹친다.

 

 

 

Foreign Policy Research Institue 제공

 

 

이런 가운데 인근 해역에서 벌어진 중국 어선의 조업 문제로 충돌이 빚어지면서 인도네시아와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됐다. 지난 2016년 3월 인도네이사 해안 경비선은 나투나 제도의 인도네시아 경제수역 내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나포하려 했으나, 중국 해안경비선이 나타나 중국 어선을 남중국해 쪽으로 밀어내 예인에 실패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강하게 반발했으나, 중국은 자국 어선의 조업이 “전통적인 어장”에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도네시아 정부를 불쾌하게 한 건 중국 해경선이 12해리 영해 내로 들어와 어선의 예인을 방해했다는 점이다.

 

2016년 5월과 6월에도 중국 어선의 나포를 가로막는 일이 발생했으나, 이후에는 알려진 유사한 사례가 없다. 중국이 인도네시아를 다른 주변 작은 나라들과 달리 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수지 뿌지아스뚜띠 인도네시아 해양부 장관은 중국측이 인도네시아 선박 소유자들을 매수해 그들이 잡은 생선을 경제수역 밖에 있는 중국 선박에 풀어 놓도록 하는 초국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2014년 장관으로 임명된 후 인도네시아 영해 내 외국 어선의 조업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 어선군단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소식통들은 중국 어선이 어족자원량 변화 패턴을 보여주는 기술에 의존해 인도네시아의 북쪽과 동북쪽 해역에 얼마나 오래 머물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중국의 해상민병대. 제3의 해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진: 페이스북

 

중국 어선들은 “제3의 해군”으로 불리는 중국 해상민병대와 뒤섞여 있다. 해상민병대원들은 민간인인 어민이나 상선 승조원이지만 인민해방군의 통제를 받고, 유사 전시 상황을 뜻하는 “회색지대”작전에 참여한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석유탐사를 둘러싼 베트남과의 대치 상황과 반필리핀 해상 시위 등에 참여해 왔다.

 

위도도 대통령의 영해 방어 전력 증강 공약에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파푸아 뉴기니, 티모르 레스테, 호주 등과의 주요 영해 문제에서 성과를 내면서 인도네시아 국가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분석가들은 인도네시아군이 최신 노르웨이제 콩스베르그 그루펜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을 나투나 베사르에 배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100평방 킬로미터 이상의 대공방어 우산이 제공될 전망이다.

 

나투나 베사르섬이 인도네시아 육군의 신형 AH-64E 아파치 공격 헬기 기지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아파치 헬기는 AGM 114R3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

 

군사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인도네시아에 신형 아파치 헬기를 처음으로 공급한 것은 해적이 자주 출몰하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말라카 해협에서 선박들이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도록 인도네시아가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다른 이유도 있다. 지난 몇년간 혼잡한 말레카 해협을 피해 인도네시아의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 순다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해군 함정에 승선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진:AFP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상업용과 군사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나투나 베사르 섬의 2500미터 길이의 활주로를 연장하고, 격납고와 연료 공급 시설도 개선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록히드 마틴의 수퍼 허큘리스 화물기의 주요 시장이기도 하다. 이 항공기는 레이다를 설치하고 운반대에 설치된 신호감시 장치를 탑재해 장시간의 해상 감시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빠른 개조가 가능하다.

 

인도네시아 공군은 또 동 나투나 천연가스 유전과 자바해로 들어오는 항로에 대한 정찰을 강화하기 위해 무인항공기 UAV(unnamed aerial vehicles)를 이 섬에 배치할 수도 있다.

 

외교 소식통들은 인도네시아가 나투나 베사르에서 남동쪽으로 460km떨어진 서부 칼리만탄의 폰티아낙 소재 UAV 비행대에서 운용할 4대의 중국산 윙 루옹1 UAV 구매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대신 이미 시리아에서 감시와 무장정찰 능력이 검증된 터키제 앙카 드론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

 

칼리만탄의 UAV 비행대는 논란이 된 이스라엘제 에어로스타 드론 구매 후 활성화됐다. 이 드론은 반경 250km의 감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전기광학 소자와 적외선 센서가 장착됐다.

 

인도네시아는 정치인들과 이슬람 종교단체들의 비난을 무릎 쓰고 외교 관계가 없는 이스라엘이 만든 에이로스타를 필리핀 무역상사를 통해 구매했다.

 

인도네시아의 UAV. 사진: 페이스북

 

 

인도네시아 해군은 지난 2016년 중국과의 분쟁이 발생한 이후 북나투나해의 정찰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나투나 베사르 기지가 완전하게 발전하려면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분석가들은 나투나 베사르 기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방기획자들이 세부적인 계획을 하나로 묶어 보다 종합적인 해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외국인 전문가는 “그들은 영해 인식의 원칙이 없다”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나 누가 그 일을 선도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체계화하고 정보 공유를 코드화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위도도 대통령의 외교정책의 핵심인 주권 수호 의지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인도네시아는 정말 진지하게 주권을 지키고 유지하려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