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로이터)

미국 증시는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되며 이틀째 횡보 국면이 이어졌다. 회사채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가 금융시장의 컨센서스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세가 급격하게 꺾일 것이라는 우려는 중국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거의 사라졌다. 오히려 중국 경기가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7일 자 보고서에서 “중국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인다”며 “최근 지표는 부정적인 지표 일색이었던 지난달에 비해 고무적이다. 더구나 정책이 보다 확장적인 스탠스로 전환되면서 최근 통화량이나 여신 규모가 증가했고 미국과의 무역협상도 적어도 당분간은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27일 시장이 보여준 가장 긍정적인 시그널은 증시가 아닌 국채시장에서 나왔다. 미 국채 수익률은 유가가 오르면서 상승세를 보였고, 특히 물가연동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물가연동국채는 보통 연방준비제도가 결정하는 기준금리와 시장이 감지하는 리스크의 강도에 영향을 받는다. 물가연동국채 수익률은 지난 4개월 간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반영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금값 상승도 물가연동국채 수익률 하락 요인이 됐다. 금은 물가연동국채와 유사하게 최후의 헤지 수단이다. 투자자들이 극단적인 상황을 우려해 금을 사들일 때 물가연동국채 투자도 늘어나고 수익률은 하락한다.

뉴욕 시장에서 27일 나타난 현상은 금값 하락과 물가연동국채 수익률 상승이었다. 투자자들이 헤지 수단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였다는 얘기다.

극단적인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헤지 수단의 가격 하락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의 증거이기도 하다. 증시 변동성은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VIX 지수에 반영된다. VIX 지수는 S&P500 지수 옵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VIX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도 있는데 이게 VVIX다. 증시 변동성 헤지 상품으로는 VVIX가 더 유용하다.

보통 VVIX는 VIX와 유사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올해초부터 VVIX가 VIX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극단적인 리스크 발생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완화됐다는 얘기다. 지난해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전쟁과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로 약세를 보였으나, 주가 하락을 이끌었던 두 가지 리스크가 모두 완화됐다. 경기 흐름은 좋지 않다. 하지만 극단적인 리스크를 경계하는 시장의 우려는 크게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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