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의 재정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다. 제한된 자료를 바탕으로 이를 알아내야 하는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상하이 재경대학(Shanghi University of Finance and Economy)은 31개 지방정부의 2018년 자산과 부채에 대한 연례 조사를 실시했고,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다. .

 

첨단 제조업의 허브인 광둥은 투명성 조사에서 69.38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상하이 재경대학의 공공정책연구센터가 요청한 정보 중 70%에 가까운 양을 제공했다.

 

재정 정보 공개 투명성이 가장 낮은 지역은 장시로 26.98에 그쳤다. 평균 점수는 53.49로 2017년의 48.27 보다는 개선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재정 정보 공개에서 투명성이 가장 높았던 광둥이 최근 주요 경제지표의 발표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의 거대 IT기업인 화웨이와 텐센트의 거점인 광둥은 제조업 경기흐름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지표인 구매관리지수(PMI)를 발표해 왔다. 하지만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방 정부가 구매관리지수를 발표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하자 광둥은 이 지표 발표를 중단했다.

 

JD 파이낸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센 지앙우앙은 “경기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고, 소비와 생산 지표도 매우 좋지 않다”며 “민간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데 경제지표를 발표하지 않기로 한 것은 실제 경기 상황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https://youtu.be/h9Y4paXpn-E

 

무엇보다 상하이 재경대학의 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낮은 수준의 투명성 지표 자체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는 지방정부 부채다.

 

지난 3년간 시진핑 정부는 인민은행과 함께 지방정부 부채 축소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었다. 지난해 9월 인민은행 이코노미스트이자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인 리우시진은 과도한 인프라와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중국이 직면한 경제 성장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장기적인 해답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로와 철도, 주택에 대한 투자가 경기 급락을 막아줄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경기 확장을 이끌만한 잠재력은 약화되고 있다”며 과도한 인프라 투자는 오히려 채무조정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위험

 

한달 후 국제신용평기기관인 S&P가 중국이 직면한 신용위험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중국의 부채 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S&P는 “지방정부가 지고 있는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은 채무의 규모가 알려지지 않았으나 40조 위안(5조78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방정부의 드러나지 않은 채무는 이 문제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는 지방융자 플랫폼 핑타이궁스를 통해 부실로 쌓여가고 있다. 핑타이궁스는 중국 공기업들이 인프라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해 만든 기관으로 지방정부가 제공한 담보를 이용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지방정부에 제공하는 일을 해왔다. 중국 지방정부는 이를 자금조달과 함께 과도한 부채를 숨기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국 인민대표회의 재정경제위원회 인 종킹 부국장은 “지방정부 관료들은 채무 상환에 대해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다만 누구도 돈을 빌려주지 않을까 걱정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유의 일부는 모든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일원이고, 따라서 결국 구제를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재정 파탄을 피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예산에 대한 새로운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재정의 투명성과 책임성, 효율성을 개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