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망은 중국의 기술력과 세계의 부러움의 상징이다. 그러나 이 철도망은 빚으로 연결되어 있다.

지난 10년 동안 엄청난 투자 끝에 중국 경제는 이제 세계 최대 철도망을 갖게 되었다. 12만 7,000 킬로미터, 즉 7만 8,900 마일에 이르는, 지구를 세 번 돌 수 있는 엄청난 길이다.

게다가 중국 철도공사(CRC: China Railway Corporation)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중 약 20%는 중국을 종횡으로 관통하는 고속철도망으로 이루어져 있다. 2018년 말 기준 중국의 고속철도망 길이는 2만 9,000㎞로 세계 최장이다. 그러나 이 ‘수송의 기적’을 이루는 데 든 비용은 천문학적이었다.

베이징자오퉁(北京交通)대 도시화연구센터 자오젠(趙堅) 주임은 최근 경제매체 차이신왕(財新網)에 게재한 사설에서 “중국 고속철도는 주로 빚에 의존하고 있으며, 고속철도 건설로 CRC의 부채가 2005년 4,768억 위안(79조 원)에서 2016년 4조 7,200억 위안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CRC는 2017년에 신규 고속철도 사업에 8,010억 위안을 투자했다. 작년 수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올해 대형 인프라 개발 건수는 증가할 것이 확실시된다. 2018년 1~11월 사이에 철도 등 고정자산 투자가 10년 만에 최저치인 5.9% 증가하는 데 그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정자산 투자를 늘리려고 하고 있다.

주요 성장 동력

자오 주임은 과도한 고속철도 투자에는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고속철도 건설 비용은 기존 철도 건설 비용의 2~3배에 달한다. 그리고 고속철도는 상품이 아니라 사람만 수송할 수 있기 때문에 요금에서 나오는 수입이 공사비와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는 넓고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만 충분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현재 중국 고속철도 대부분은 상업성이 낮은데, 베이징-상하이와 베이징-광저우 노선만 예외적이다. 철도 수송의 효율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1일당 수송인 거리(킬로) 및 수송 톤 거리(킬로)를 영업거리(킬로)로 나눈 수치인 ‘수송 밀도’(transportation density)다.”

그는  “2015년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의 수송 밀도가 중국에서 가장 높았고, 킬로미터 당 승객 수가 약 4,800만 명에 달했다. 란저우-우루무치 고속철도는 230만 명으로 가장 낮았다. 중국의 고속철도 평균 수송 밀도는 1,700만 명이었다. 그에 비해 일본 고속철도 시스템의 평균 수송 밀도는 3,400만 명”이라고 지적했다.

자오 주임은 무리한 고속철도 건설에 나서는 CRC를 ‘회색코뿔소’(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에 비유한다.

시 주석 역시 1월 21일 베이징 중앙당교에서 31개 성 시와 중앙부처 장관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마지노선의 사유로 중대 리스크 예방 및 해소 전문 세미나’ 첫 연설을 통해서 이러한 회색코뿔소들이 가할 위험을 지적했다. 그는 행사 기조연설에서 주요 금융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예기치 못한 회색코뿔소들에 대한 경계를 촉구했다.

철도망

자오 소장은 “수송 밀도가 낮은 세계 최대 고속철도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 경제적 위험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대규모 고속철도망 구축은 망을 운영하는 CRC와 지방정부들에게 아주 큰 부채 부담을 안겨, 그것을 중국 경제에 확실한 ‘회색코뿔소’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중앙정부에게 부채 상환 능력이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는 CRC의 부채 문제를 종종 무시한다.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낸 지방정부 부채는 다른 종류의 부채와 뒤섞여 있어 정확히 파악이 안 된다. 이런 부채의 합계가 18조 2,900억 위안(3,000조 원)까지 될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구축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고속철도망과 철도 개발의 경우 사회적 이동성 측면을 과소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궈레이 GF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국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프라 사업은 부과할 수 있는 요금의 한계 때문에 빠른 이익을 내기 어렵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사회적 효율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수에즈 교통은행 선임분석가 역시 “고속철도 프로젝트의 가치가 단기적인 티켓 판매로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며 “전체 인프라 부채 수준은 통제되고 있고, 올해 투자는 약 1조 7,000억 위안 정도로 작년보다 1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새로운 자금의 제공자들은 효율성과 수익에 더 큰 무게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도한 고속철도 개발이 중국의 운송 기적을 무너뜨릴 수 있는 고속 부채와 같다는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