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상승이 미국의 주가 상승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 관련 주 주도하에 주가가 상승하던 과거와 달라진 현상이다. 미국의 원유 운송 관련 인프라가 원유 생산 능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게 이런 디프커플링을 불러온 요인이 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지난 연말 유동성 문제로 하락한 후 연방준비제도가 통화 긴축을 중단하자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제 유가는 연초에 25%까지 상승했으나, S&P 500지수의 에너지 관련 주나 셰일 가스 관련 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비전통원유가스 업종 ETF FRAK는 연초부터 현재까지 13% 상승, 유가 상승률의 절반에 그쳤다.

파이프라인이나 철도, 트럭 등 미국의 에너지 운송 인프라가 셰일 가스 붐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높아진 운송 비용으로 미국산 원유가는 국제 원유가 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서부 텍사스 중질 유와 북해산 브렌트 유 간 가격 격차가 20% 가까이 벌어졌다.

퍼미안 분지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셰일 가스 생산 지역에서 원유를 생산하기 어려워진 것도 원유 생산 장비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질 가격 기준으로 유전 장비 내구재 주문은 2011년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주에 나온 베이커 휴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유산업의 석유 시추기 가동 건수는 907건으로 1월 중 최고치인 947건 보다 감소하며 1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는 결국 올해 생산 목표를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원유 수요에는 문제가 없다. 원유와 천연가스의 세계 소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경기 부진에도 중국으로부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언급한 대로 미국 역사상 최대폭의 감세에도 기업의 설비투자는 여전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설비투자를 초과했다. 고용이나 임금 증가세도 주춤한 가운데 10여 년간 누적된 설비투자와 인프라 투자 부진이 미국 경제의 성장에 장애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지지는 않겠지만 성장 둔화와 기업의 수익성 저하를 피하기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