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쿤 중국 재정부장(장관)은 7일 양회(兩會) 기간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 둔화와 2조 위안에 달하는 정부의 감세 조치로 중국 지방정부들이 올해 재정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 부장은 “경제가 받는 하강 압력과 계획된 대규모 감세 조치로 일부 지역은 올해 비교적 큰 재정 압박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이와 같은 경고는 리커창 총리가 올해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고 재정적자 확대 계획을 밝힌 직후 나온 것이다.

리 총리는 6일 전국인민대표회의 업무 보고를 통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작년의 6.5%에서 6.0~6.5%로 낮추면서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복잡한 만큼 재정의 역할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 재정 적자규모를 2.8조 위안으로 제시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율을 2.6%에서 2.8%로 상향조정했다.

류 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정수입과 지방정부가 발행하는 특별채권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요소를 충분히 고려해서 적자율을 조정했으며, 향후 미세 조정할 정책적 여지를 남겨놓았다”면서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에는 제한적인 부양조치도 포함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작년 말 현재 18.39조 위안을 넘어선 지방부채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부채 수준이 시진핑 정부가 정한 한도액인 21조 위안보다는 낮지만,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부외부채를 문제 삼은 것이다. 부외부채는 대차대조표일 현재 채무가 존재하고 있지만 장부에 계상되어 있지 않은 소위 ‘숨겨진 부채’를 말한다.

류 부장은 “중국은 숨겨진 부채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차입 한도가 넘어가서 금융조달 플랫폼을 통해 불법적으로 돈을 빌리는 지방정부들이 일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이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새로운 사례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심각해진 지방정부 부채 문제

상하이재경대학이 작년 12월 발표한 중국 31개 성(省)의 자산과 부채 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

최첨단 제조업 중심 도시인 광둥성은 투명성 면에서 1위를 차지했고, 남중국은 연구원들이 요구한 정보의 70% 가까이를 제공함으로써 69.38점의 점수를 획득했다. 가장 투명성이 낮은 곳은 중국 중남부에 위치한 장시성이었다. 장시성이 받은 점수는 평균 점수인 53점을 크게 하회한 26.98점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중국 지방정부들의 전반적인 투명성 수준이 상당히 나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지방정부의 부외부채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다. 이 문제를 의식한 시진핑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중국인민은행과 함께 부외부채가 중국 경제에 미칠 위험성에 대해 경고해왔다.

커지는 위험 경고

작년 9월 리우 시진(Liu Shijin)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은 과도한 인프라와 부동산 투자가 중국 경제 성장의 딜레마를 푸는 장기적 해법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로, 철도, 주택 건설 투자가 성장률이 급락하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장기적 팽창을 이끌 수 있는 힘은 약해졌다”며, 그로 인해 중국의 부채 문제 해결이 더 힘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로부터 1개월 뒤인 S&P 글로벌은 중국이 직면한 ‘신용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 지방정부들의 부외부채 규모는 잘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최대 40조 위안에 이를 수 있다”며 “거대한 신용 위기가 부채 빙산을 만들었다”고 경고했다.

‘숨겨진 부채’ 대부분은 지방정부 자금조달기구(LGFV)가 쌓아왔다. LFGV는 국영기업들이 인프라와 개발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세운 기구다.

통상적으로 이런 종류의 ‘부외부채’는 재정부의 감시 대상인 중앙정부의 통상적인 경로 밖에서 조달된다. 재정부는 숨겨진 부채 추적 과정에서 어두운 ‘그림자 금융’의 세계를 조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