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와 동누사텡가라(East Nusa Tenggara) 주가 관광으로 인한 환경 피해를 우려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조치를 내렸다.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세계적 희귀동물 코모도 왕도마뱀을 보호하기 위해 서식지인 코모도섬 관광도 1년간 금지된다.

발리의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사용 금지 조치는 인근 섬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이미 대부분의 슈퍼마켓과 상점에서 시행 중이다. 이 조치는 올 6월까지 발리 전역으로 시행이 확대될 예정이다. 현지 관계자들은 이를 통해 내년까지 비닐봉지 사용을 70%까지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발리는 세계 2위의 해양플라스틱 오염지역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발리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조치는 두 명의 10대 자매가 주도하는 ‘바이 바이 플라스틱백’(Bye Bye Plastic Bag) 운동이 거둔 직접적 성과다. 친구들에 따르면 자매가 2~3년 전 마데 망구파스티카(Made Mangku Pastika) 전 주지사의 집무실을 찾았을 때만 해도 주지사는 이 운동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자매가 35만 명의 청원인 서명을 받아내자 상황이 바뀌어, 운동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발리 해안 산호초 위해 떠 있는 검은색 비닐 (사진 아이스톡/게티이미지)

 

인도네시아 동누사텡가라주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와 함께 코모도 왕도마뱀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취해졌다.

환경 보호를 위해 이미 광업 금지령을 내린 동누사텡가라의 빅토르 라이스코닷(Victor Laiskoda) 주지사는 1년간 코모도 국립공원 전체를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중앙정부와 관광업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와 협의 끝에 코모도섬 한시적 폐쇄에 합의했다.

라이스코닷 주지사와 같은 민족민주당 소속 시티 누바야 바카르(Siti Nurbaya Bakar) 산림환경부 장관은 관광객들이 배를 탄 상태로만 도마뱀을 관찰하게 하는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누사텡가라 주정부는 황폐해진 섬의 서식지와 시설 복구를 위해 올해 1,000억 루피아(79억 원)의 예산도 책정했다. 공원 경비원들은 도로가 없고 사바나와 숲으로 뒤덮여 있는 390 평방킬로미터의 바위투성이 코모도 섬에서 불법 밀렵이 급증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코모도 왕도마뱀의 먹이인 야생 사슴 밀렵으로 왕도마뱀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환경단체인 국제 자연보호협회(The Nature Conservancy, 이하 TNC)와 세계은행은 과거 민간단체인 푸트리 나가 코모도(Putri Naga Komodo)가 밀렵군의 접근을 차진하기 위해 공원 관광과 낚시 규제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했다. 단, 프로그램 허가증은 불과 5년 만에 철회되었다.

재닛 코크레인(Janet Cochrane) 리즈베켓 대학교(Leeds Beckett University) 연구원은 “프로그램 실패 원인은 생태계 관리가 어려웠고, 프로그램 적용 범위가 좁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반부패 운동에도 불구하고 부패가 심각하고, 인도네시아 공무원 조직의 취약한 환경 의식도 취약하다고 비난했다.

코모도 섬 부근에 대형 국제 유람선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코모도 도마뱀 한 마리가 해안가를 유유히 걸어가고 있다. (사진: 아이스톡)

 

당국은 코모도 왕도마뱀의 주요 먹이인 야생 사슴, 물소, 염소의 수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조만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도마뱀들은 생존을 위해 동족을 잡아먹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군 순찰대는 코모도 섬에서 사냥을 한 뒤 인근 숨바와 섬(Sumbawa)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상륙한 밀렵꾼들로부터 사슴 사체 9구와 물소 머리, 레이저 광선이 장착된 개량 소총 2기를 압수했다.

인도네시아 동부 파다르 섬(Padar Island)에 있는 코모도 국립공원의 항공 사진 (사진: 아이스톡)

 

코모도 공원은 코모도와 다른 두 곳의 큰 화산섬인 파다르와 린칸(Rincan)에 남아 있는 2,500마리의 도마뱀 보존을 돕기 위해 1980년에 처음 세워졌고, 1991년에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지됐다. 이후 1995년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주변 바다로까지 보호 범위를 확대했다.

산호 삼각지대(Coral Triangle)의 중심인 코모도 섬은 1,000여 종의 물고기와 260여 종의 산호초가 서식하는 암초, 맹그로브(강가나 늪지에서 뿌리가 지면 밖으로 나오게 자라는 열대 나무), 해초 베드가 있는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해양환경을 자랑한다.

 

 

 

 

 

 

 

 

 

 

 

Picture Caption: 코모도 섬 부근에 대형 국제 유람선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코모도 도마뱀 한 마리가 해안가를 유유히 걸어가고 있다. (사진: 아이스톡)

 

 

발리 정부는 또 전통마을 보존비 명목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10달러(1만 1,000원)의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하지만 관광벨트와 발리 북쪽의 자바에 있는 페리 교차점을 잇는 좁고 정체가 심한 해안도로를 개선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교통 혼잡은 지난해 처음으로 외국인 방문객 600만 명을 돌파한 발리 관광산업을 해치는 가장 큰 문제였다. 발리에선 연평균 1,500건의 도로 사고가 일어나 450명이 사망하는데, 사망자 대부분은 오토바이 운전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