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미국 경기의 급랭 가능성을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감세 정책의 효과가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지난 2개월간 두드러진 움직임이 없었던 시장의 심리도 매우 무겁기만 하다.

뉴욕 증시는 횡보세가 이어지고 있다. 성장 둔화와 기업 실적 부진 전망, 채권 수익률 하락 등이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10년 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2015년 10월 초 3.23%를 기록했으나, 14일(현지시간) 2.62%로 60bp 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에 독일 국채 수익률도 0.5%에서 마이너스 0.05%로 50bp 가까이 하락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다 경기 부진에 직면하자 연말에 스탠스를 바꿨다. 시장은 주요국 중앙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이런 움직임도 시장을 레인지에 갇히게 한 요인이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경제지표를 놓고 추가적인 경기 하강이나 경기 회복 조짐으로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난 몇 주간 발표된 여러 지표는 경기 급랭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교역량 감소는 이런 위험 신호 중 하나다.

JP모건의 글로벌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도 부정적인 경기 흐름을 예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솔린과 자동차를 제외한 미국의 소매판매지수의 6개월 이동평균도 경기 둔화를 에고하고 있다.

반면에 경기 개선을 기대할 만한 요인은 많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감소했고 미국 기업들은 설비투자 보다 주가를 받치기 위한 자사주 매입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 1.6%에 불과한 실질임금 상승은 미국의 소비를 끌어올리기에 부족한 수준이고 노동집약적 산업의 고용 창출 능력도 한계에 달했다.

독일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독일과 다른 유럽 국가가 지출보다 저축에 치중하고 있다는 징표다. 이런 가운데 유럽 주요국은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를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지표가 미국 경기의 급랭 가능성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정체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도 있다. 미국의 신규주택판매는 지난 2년간의 등락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 아래 그래프는 지난해 4분기 모기지금리 하락이 주택판매 지표의 안정에 도움이 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연준과 ECB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한 회사채와 이머징마켓 회사채, 부동산(한국과 같은 강한 규제가 적용되는 나라는 예외), 고수익 자산 등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