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엽협상 타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지난 주 미국에서 또 다시 중국의 산업 스파이 문제가 제기됐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권위있는 정치평론지 카운실온포린릴레이션(Council on Forign Relatio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시진핑 정부의 기술 탈취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보다 폭넓고 심하게 정보를 수집하는 나라는 없다. 기업과 대학, 여타 기관으로부터 할 수 있는 수단을 동원해 폭넓게 혁신을 탈취하는 사회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레이 국장은 주장했다. “그들은 중국 정보기관이나 국영기업, 표면상의 민간 기업, 대학원생, 연구원, 중국을 위해 일하는 다양한 사람이나 기관을 통해 이런 일을 하고 있다.”

그는 “FBI는 56개 현장 사무소에서 중국으로 되돌아가는 경제 스파이를 조사해 왔다. 이런 조사는 거의 모든 산업, 사회의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고 말했다.

경제 안보

중국 공산당 정부의 불법 행위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는 중국 정부가 경제적 도약을 위한 탈취 행위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그는 “공정한 시장 경쟁을 넘어선 행위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며 “불법적이고 우리의 경제 안보에 대한 위협이자 더 나아가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보다 근본적으로 이런 행위는 법과 공정성의 원칙을 위반하는 행위이자 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하는 규칙에 기반을 둔 현존하는 세계 질서를 위반하는 행위”라며 “중국은 우리의 비용을 대가로 경제적 도약을 위해 (기술을) 탈취할 작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명백하게 우리나라 미국은 그들의 유일한 타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법무부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의 터빈기술을 중국에 넘긴 혐의로 2명의 중국인을 기소했다. 전 GE 직원 정샤오칭과 중국 기업인 장자오시는 대외비인 GE의 기술 정보를 탈취해 중국 정부 기관에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반박 성명을 내고 “중국의 성취는 탈취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중국인들의 지혜와 땀의 결과”라며 관련 기관은 이 문제를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이런 성명은 레이 국장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레이 국장은 중국의 은밀한 기술 탈취가 전략적으로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회적으로 중국이 5G 통신과 컴퓨터,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기술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제조 2025’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들의(중국의) 접근은 전략적이다. 그들은 사실상 핵심 산업을 지배하기 위한 5년간의 공식적인 계획을 세웠고 이에 도달하기 위해 합법적이거나 불법적인 수단을 망라한 비전통적인 수단을 확대하고 있다. 투자와 인수, 사이버 공격, 공급망에 대한 위협 등이 활용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선임 연구원 유콘 황은 미중 무역분쟁을 “기술전쟁”이라고 정의했다. 세계 경제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을 보호하려는 미국과 이에 도전하는 중국 간의 분쟁이라는 얘기다.

화웨이를 둘러싼 논란이 이런 시나리오를 대변하고 있다. 전 인민군 장교 출신인 런정페이에 의해 설립된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사이버 스파이 행위에 화웨이의 장비가 백도어 역할을 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지난 4월 영국의 더타임스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화웨이가 중국 정보당국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와 화웨이는 모두 이를 부인했다.

지난주에는 보다폰이 이탈리아에서 인증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화웨이가 가정과 기업의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문제를 발견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보다폰은 “이 문제는 2011-2012년에 발생한 것으로 모두 해결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