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웨이 거래 금지 조치 이후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배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이동통신 3사는 화웨이 5G폰 판매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회사별 입장에서 약간의 온도차가 느껴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3일 Asia Times와의 전화 통화에서 화웨이 5G폰 판매를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3사 중 가장 부정적인 입장이 드러난 발언으로 읽힌다.

화웨이의 LTE폰을 판매한 바 있는 KT의 입장은 보다 유보적이다. KT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단말기 출시는 제조사와 협력해서 결정하는 문제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판매 예정인 단말기는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아직 화웨이의 5G폰이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판매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영국의 보다폰과 EE는 5G 스마트폰을 고객에게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일본의 이동통신 3사도 유사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3사 중 유일하게 5G 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 LG유플러스는 23일 주한미군 주둔지역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이날 미 국무부 관계자가 한국 외교부 관계자에게 LG유플러스를 거론하며 “이 통신사가 한국 내 민감한 지역에서 서비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화웨이를 전부 아웃(out)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미군주둔 지역엔 LTE부터 유럽 장비를 쓰고 있고, 5G도 마찬가지”라며 “이번 발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황 파악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했다. 그러자 퀄컴 등이 부품 공급 중단을 선언했고 구글도 화웨이와 3개월의 유예기간 후 구글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등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어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반을 제공하는 ARM사도 직원들에 보낸 내부 메모를 통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결정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ARM의 내부 메모에 따르면 이런 결정은 미국의 원천 기술이 자사의 설계 기술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AP의 대부분이 ARM의 설계 기반을 바탕으로 생산되며 화웨이가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자체 개발한 기린칩도 ARM과 함께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화웨이가 이미 개발한 AP는 계속 생산할 수 있으나, 새로운 제품의 설계에 대해서는 불확실성 커졌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