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연속 20만명 이상 증가했던 취업자가 4월 들어 17만명대로 증가 폭이 둔화했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목표로 한 15만명을 넘어서는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고용이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연간 20만명의 취업자 증가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올해 취업자가 정부 전망을 넘어선 20만명 수준의 증가세를 보여도 증가폭 자체가 크지 않고 지난해 고용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가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고용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통계청은 15일 4월 취업자가 전년동월대비 17만1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취업자는 1월 1만9000명 증가에 그쳤으나, 2월 26만3000명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고 3월에도 25만명 증가했다. 3개월 연속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올해 목표치 15만명을 넘어섰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5만2000명 감소하며 감소세가 이어졌으나 감소 폭은 1월 17만명에서 2월 15만1000명, 3월 10만8000명으로 완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제조업 고용 감소의 주요인이었던 조선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화학제품업 등에서 고용이 늘어나면서 감소폭이 축소됐다.

건설업 취업자는 3만명 감소했다. 4월 고용동향 조사 기간 중 비가 오는 날이 많았고 아파트 입주 물량도 감소함에 따라 건설업 고용은 3월의 보합에서 악화했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증가세가 이어지며 25만3000명 증가했다. 서비스업 고용 증가를 이끄는 보건복지 분야에서 12만7000명 증가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사업에 따른 증가분이 포함된 수치다. 이밖에 교육서비스에서 5만5000명, 전문과학 4만9000명,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4만4000명의 취업자가 각각 증가했다.

서민 체감경기와 밀접한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도 4만2000명 증가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지난해 4분기 6만5000명 감소했으나,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3개월째 증가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역시 서민 체감경기와 관련이 업종인 도소매업 취업자는 7만6000명 감소, 3월의 2만7000명에서 감소 폭이 확대됐다. 내수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다는 신호다.

실업자는 124만5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8만4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4.4%로 0.3%포인트 증가, 4월 기준으로 2000년 4월의 4.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1월과 2월의 4.5%와 4.7%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실업률은 졸업생들이 구직활동에 나서는 매년 연초에 높은 수준을 나타낸다.

올해 4월 실업률이 이렇게 높은 수준을 나타낸 것은 공무원 시험 일정이 조정되면서 4월 고용 조사 기간 중 청년 구직활동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고용률은 66.5%로 전년대비 0.1%p 하락했다.

연간 20만명대 고용 증가 가능성…대외여건 등 변수 많아 본격 개선 기대 어려워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 모두 발언에서 4월 고용 동향에 대해 “제조업 고용 감소 폭이 완화 추세인 데다 숙박음식점업이 3개월 연속 증가한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를 불러온 조선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자동차업계도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반영된 발언이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인 관광객 급감의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 고용이 최근 관광객 증가로 회복세를 보이는 현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담겨 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Asia Times와의 전화통화에서 ”제조업 취업자가 아직 감소세를 보이지만, 감소 폭이 완화되고 있는 것을 유심히 보고 있다“며 ”조선업 구조조정이 이제 마무리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연간 20만명 고용 증가 달성에 대해서도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경기 흐름도 하반기에 나아질 것으로 보이고 지난해 하반기 고용 부진에 따른 기대효과도 발생할 것“이라며 ”여기에 추경 효과와 구조조정 마무리, 외국인 광객 증가 등에 따른 제조업과 서비스업 고용 개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편성했다. 이번 추경에는 미세먼지 대책과 함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민생경제와 지역경제 지원 대책도 포함돼 있다.

올해 연간 취업자가 20만명 정도 증가한다면 고용이 최악의 국면을 넘겼다는 신호가 될 수 있으나 본격적인 고용 회복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추경 편성 등으로 올해 취업자 20만명대 증가가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고용 개선에서 정부의 역할은 한계가 있고 민간의 고용 개선은 결국 경기가 개선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이며 하반기에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나 미중 무역분쟁이 문제“라며 최근 꼬여가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이 하반기 경기와 고용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