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 대외여건 악화를 고려해도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원화 약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우려가 나온다. 달러/원 환율은 14일 개장과 동시에 1190원까지 상승하며 연고점을 경신한 후 장중 한때 조정을 받았으나, 오후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전일대비 1.9원 오른 1189.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은 작년말 1115.7원에서 이달 13일 1187.5원으로 6.0%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다. 구제금융을 신청한 아르헨티나의 페소화(16.6% 하락)와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터키의 리라(13.2%)를 제외하면 원화는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위안화는 작년 말 6.879 위안에서 이달 13일 6.8811위안으로 보합세를 보였으나 4월부터 이달 13일까지는 무역갈등 고조 영향으로 2.1% 하락했다. 위안화와 동조현상을 보이는 원화는 4월부터 이달 13일까지 1.6% 하락했다.

 

주요국 환율 (한국은행 제공)
(기말 기준)
  18(A) 4(B) 5.13(C) C-B

변화율1)(%)

C-A

변화율1)(%)

선진국 달러 (DXY)2) 96.2 97.5 97.3 -0.2 +1.2
(연준지수)3) 114.0 113.7 113.94) +0.2 +0.1
일본 109.6 111.4 109.3 +1.9 +0.2
유로 1.146 1.122 1.123 +0.1 -2.0
영국파운드 1.275 1.304 1.296 -0.6 +1.6
신흥국 한국 1,115.7 1,168.2 1,187.5 -1.6 -6.0
중국위안 6.879 6.7346 6.8811 -2.1 -0.0
인도루피 69.82 69.645 70.475 -1.2 -0.9
인니루피아 14,430 14,241 14,446 -1.4 -0.1
브라질헤알 3.881 3.920 3.994 -1.9 -2.8
아르헨티나페소 37.65 44.34 45.13 -1.8 -16.6
멕시코페소 19.65 18.942 19.229 -1.5 +2.2
러시아루블 69.35 64.688 65.476 -1.2 +5.9
터키리라 5.291 5.9684 6.0964 -2.1 -13.2
남아공란드 14.38 14.331 14.372 -0.3 +0.1
주: 1)미달러화는 지수 기준, 여타 통화는 미달러화 대비 통화가치 변화율[강세(+)·약세(-)]
2)주요 6개국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대상 지수
3)미 연준 작성 주요 26개 교역국 통화 대상 지수(broad)
4) Fed의 지연고시로 5.10일 기준자료: Bloomberg, Reuters

 

외환당국은 지난주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으나, 적극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외환시장 개입 자체가 예전만큼 자유롭지 못한 데다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화 약세가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나타난 달러 강세에 따른 현상이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에도 물가 압력이 크지 않고 자본유출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 가능성을 약화하는 요인이다.

누적된 요인 한꺼번에 영향…새로운 가격 찾는 과정

외환당국과 전문가들은 최근 가파른 원화 약세에 대해 지난해부터 나타난 달러 강세 흐름에 다른 통화와 달리 원화가 반응을 하지 않았다가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1분기 GDP 부진, 북핵 리스크 부상 가능성 등 여러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달러가 작년 4월부터 강세를 보였는데 달러/원 환율은 별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4월 중순 이후 여러 요인이 일시에 반영이 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새로운 가격 수준을 찾고 있는 것 같다”며 “1분기 GDP와 수출 부진, 북한 리스크 부각 가능성 등도 반영됐고 가장 환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 우려”라고 말했다.

원화 약세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 GDP는 2분기 반등이 예상되기 때문에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는 시간이 지나면 완화될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의 한 관계자는 “1분기 (GDP) 수치는 기대 밖으로 부진했다”며 “하지만 실물 경기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표 부진에 대한 우려는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화 약세 흐름이 바뀌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최근 원화가 대외 충격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지만 현재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안전통화와 기타 통화로 구분하는 추세가 강하고 위험 회피심리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며 “이런 상황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원화 약세 흐름이 바뀌긴 어려워도 외국인 투자자 동향 등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원화 하락 폭이 지나치다는 시각도 있어 하락 폭이 좁혀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주요 외국계 IB들이 달러/원 환율 전망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을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