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5월 산업활동이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미국이 6월 초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했고 수입품 전체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5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1%, 소비는 전년대비 8.6% 증가했다. 하지만 5월 수출 호조는 관세 부과가 본격화하기 전에 수출업자들이 서둘러 선적에 나서면서 일시적으로 호조를 보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소비 증가도 휴일이 늘어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발표된 중국의 5월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5.0% 증가, 2002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동차생산이 4.7% 감소하면서 생산 증가 둔화를 이끌었다.

투자도 인프라 투자가 4.0% 증가하며 6개월 만에 증가세가 둔화했고 제조업 투자는 2.7% 증가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민간투자는 5.3% 증가, 2016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투자는 11.2%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기업 심리도 악화하고 있다. 5월 제조업 PMI가 49.4로 2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3개월 만에 기준선인 50 밑으로 떨어졌다. 민간 중소기업 위주로 조사하는 카이신 제조업 PMI도 50.2에 그치면서도 지난해 평균 50.7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외국인의 대중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FT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1-5월 신규 외국인 직접투자 기업 수가 전년동기대비 32% 급강했고, 4-5월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액은 120억 달러로 2014년 증시 교차거래 시행 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3개월 후 대내외 경기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수출주문지수와 신규주문지수는 두 달 연속 하락하면서 4개월 만에 위축국면으로 동반 진입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6월 초부터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25% 관세가 본격 적용되고, 첨단 기술 등으로 갈등이 커지면서 미국이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G20 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도 나머지 중국산 제품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60%로 예상”된다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확률은 지난해 10%로 예측됐으나,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빠르면 6월 말 또는 7월 초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금센터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4개의 시나리오 중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이어진 후 내년에야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확률 45%로 가장 크다고 밝혔다.

미국의 3000억 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에 중국이 자동차와 에너지 부문 관세 인상 등 보복 관세 부과와 대두와 항공기 수입 중단, 미국 기업 제재 등의 조치로 맞대응하는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다가 내년 11월 미국 대선 전에 미국은 관세 부과를 일부 철회하고 중국은 금융과 서비스 시장을 점진적으로 개방한다는 시나리오다.

완전한 협상 타결과 노딜(No Deal) 가능성은 각각 10%로 예측됐다.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유지하되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는 철회하고, 중국은 대두와 항공기, 에너지 구매를 늘리고 지식재산권 문제 등 일부 사안에 대해 합의하는 부분적인 협상 타결 확률은 35%로 예측됐다.

하방 위험 확대…中 정부 내수 부양으로 대응 예상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중국의 올해 GDP 성장률을 6.3%(IB 평균치)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목표치 6.0-6.5% 범위 내에 있는 수준이다.

IB들은 올해 중국 GDP가 2분기와 3분기 각각 6.3% 성장하고 4부기에는 6.2%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1분기 GDP는 6.4% 성장했다.

국금센터는 “일부 IB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0.2% 하향조정했으나, 대규모 감세와 함께 소비 촉진 및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정부 대책이 경기 하단을 지지하면서 정부 목표에 부합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전망했다.

국금센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약 2조 위안 규모의 부가가치세를 인하하고 5월에는 사회보험료를 감면했다. 이달 7일에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 활성화 대책도 내놓았다. 상하이와 광둥 등 지방 정부도 자체적인 자동차 판매와 소비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3분기까지 지방정부에 모든 채권 발행을 완료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인프라 프로젝트의 자금조달 규제를 완화하는 등 경기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달 10에는 특수채를 발행해 철도와 도로 등 인프라 프로젝트의 자본금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중국 화추앙 증권은 이번 조치가 인프라 투자를 최대 5% 늘리고 중국의 성장률을 0.4%p 끌어 올리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민은행도 약 1조6000억 위안의 대규모 MLF(중기유동성 지원창구) 자금의 만기가 도래하는 3분기 중 지준을 인하하는 등 탄력적인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SG는 지준율 100bp 인하를 예상한다.

국금센터는 “경기 둔화가 예상을 웃돌 경우 (중국 정부가) 부동산규제 완화로 선회할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현대증권의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정부가 이미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무역전쟁 악화로 수출이 둔화하고 내수도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서 둔화가 예상된다”며 “중국의 경기 부양 강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디레버리징 추진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공급 확대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인민은행의 개발투자 유동성 공급이 1분기에 2조5000억 위안대에서 4월과 5월에 1조4000억 위안대로 축소됐는데 6월에 다시 2조5000억 위안대로 늘어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금센터는 다만 경상수지 흑자 감소로 외환수급 불균형이 커지고 외국인 투자 위축까지 가세해 위안화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질 경우, 완화적 통화정책 운용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