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공급 초과 현상과 이에 따른 실적 부진에도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세원 삼성전자 DS 부문 부사장은 31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감산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는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생산라인의 효율적인 운영을 언급했으나, 이는 감산의 의미는 아니다. 장비 재배치 등 늘 진행하는 생산 효율화의 의미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앞서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감산을 발표한 바 있다.

2분기 영업이익 55.6% 감소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5.6% 감소한 6조6000억 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매출은 56조1300억 원으로 4%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1.8%로 2016년 3분기의 10.9% 이후 가장 낮았다.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5일 발표된 잠정치 6조5000억 원보다 1000억 원 늘었지만,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지난해 3분기의 17조5700억 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초과 현상에 따른 가격 내림세가 이어진 가운데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도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전분기대비로는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과 가전사업 부문의 사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5.8% 증가했다.

반도체 사업에 대해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고객사 구매 재개와 모바일 고용량화에 따라 수요가 일부 회복됐지만,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업황 약세와 가격 하락세가 지속돼 실적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사업부는 2분기 중 3조4000억 원이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2분기의 11조6100억 원은 물론 1분기의 4조1200억 원에도 못 미쳤다. 매출은 16조900억 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사업부는 1조5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의 2조6700억 원과 올해 1분기의 2조2700억 원보다 부진했다. 중저가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은 늘었으나 신모델 효과가 약화하고 프리미엄 폰 수요가 저조해 수익성이 악화했다.

가전사업부는 7100억 원의 영업이익과 11조7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화질 TV 등 프리미엄 가전과 에어컨이나 건조기 같은 생활가전 판매가 늘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호조를 보였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7500억 원의 영업이익과 7조6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반기에도 불확실성 지속…3개 소재 대체품 확보?

하반기 실적에 대해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계절적 수요 회복 전망에도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등으로 업황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은 애플 등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등으로 디스플레이 사업은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은 “반도체 사업은 계절적 성수기 아래 메모리의 경우 주요 응용처의 고용량화 등으로 수요는 증가”가 예상된다며 특히 데이터센터와 고용량 모바일 제품용 메모리 수요 증가를 전망했다. 삼성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모바일 AP와 이미지센서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모바일용 AP와 이미지센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삼성은 핵심 사업인 반도체 사업의 실적 개선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한국의 백색국가 제외 가능성 등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 규모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부사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일본 조치는 소재에 대한 수출 금지는 아니지만 허가 절차에 따른 부담이 커졌다. 여러 가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서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어쨌든 전자는 어떤 경우에도 생산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 수립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달 1일 OLED 패널 등의 필름 재료로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반도체 회로의 패턴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은 깎아내는 공정과 반도체 세정에 사용되는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반도체기판 제작에 사용하는 포토 레지스트(감광제)를 한국에 수출할 때 매 건당 최대 90일이 걸리는 심사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중 단기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소재는 에칭가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이 수입 규제에 나선 반도체 소재 대체품목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업계의 한 관계자는 “3개 소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수급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뜻은 아니고, 활발하게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얼마나 빨리 대체 소재를 확보하는지는 결국 공급업체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국내외에서 어느 정도 해결 방안을 찾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체품을 확보해도 해도 단기적으로 양산 과정에서 수율이 떨어지거나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뿐 아니라 안보상 우호 국가로 우대하던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이르면 8월 중 시행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7월 1일 자 수출 규제는 3개 대상 품목을 명시한 반면, 백색국가 배제조치는 해당 제품에 관한 규정이 매우 포괄적이고 자의적이어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앞의 업계 관계자는 “소재 문제도 있지만,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면 어떤 소재, 어떤 장비가 규제대상이 될지 몰라 혼란의 정도가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전히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조금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수급 밸런스를 보면 여전히 공급 과잉 상태”라며 “당장 개선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