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달러 강세가 달갑지 않다고 발언해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고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일부로 아직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중국 상품에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중국을 최대한 압박하는 정책을 펴왔다. 중국이 환율을 조작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해왔다는 비난도 지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들의 대통령으로서 내가 매우 강한 달러를 즐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연준의 기준금리가 계속 달러 가치를 강하게 유지하고 캐터필러나 보잉, 존디어, 자동차업체, 다른 기업들이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나온 발언이다. 미국 재무부는 중국 외환당국이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이 7위안 선을 넘는 약세를 용인하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미국의 조치에 비판적이다. 중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면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에 따른 위안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개입이었고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위안화를 절하시키는 개입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설립자 프레드 벅스턴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조치다. (중국은)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며 ”트럼프의 말처럼 그건 가짜 뉴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자주 말한 것에 빗댄 발언이다.

미국의 조치를 전면적인 환율전쟁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리스크는 상존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벅스턴은 미국이 달러화 가치 절하를 유도하기 위해 달러 매도에 나선다면 중국도 시장 개입을 통해 맞서면서 환율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며 ”환율전쟁으로 가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특히 누구도 신뢰하지 않는 이 정권에서는 더 그렇다“고 말했다.

통상 전문가이자 전 의회 자문관인 윌리엄 라인시는 지난 1930년대 초에 발생해 대공황을 더욱 악화했던 환율 무기화에 대한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AFP 기자에게 ”최악의 상황은 경쟁적으로 통화가치를 절하하는 흐름에 빠져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수십 년간 강한 달러를 옹호했다. 수입물가를 낮춰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등 경제 안정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한 달러는 미국의 수출 경쟁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건설 장비와 농기계 제조업체 캐터필러는 최근 관세 전쟁으로 중국 시장 매출이 줄어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라인시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코너로 몰아넣고 있다며 그이 강경책이 중국과의 협상 타결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금리를 인하하라며 연준을 압박하고 있다. 그는 트위터에서 ”연준이 금리를 상당 폭 인하하면 달러는 우리 기업이 어떤 경쟁에서도 이기는 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유로존 등 다른 나라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다며 트위터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들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무역전쟁이 불확실성을 가중해 투자를 위축시키고 투자자들이 달러 등 안전자산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벅스턴은 트럼프 정부가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어떤 경우에도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입을 통해 달러 가치를 절하하려는 어떤 노력도 역풍을 맞게 될 것이며 (달러 가치를 떨어트릴) 방안을 찾을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