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홍콩을 휩쓸고 있는 대규모 시위 사태의 격랑에 휩쓸려 들어가고 있다.

지난 주말 시위대가 홍콩 거리를 가득 메운채 벽돌과 화염병을 투척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이자 중국 정부와 홍콩 자치정부는 대만이 홍콩 급진주의자 등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홍콩 시위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은 6월 초 홍콩의 송환법 시위가 발생한 직후에도 미국과 영국, 대만이 범죄인의 중국 송환을 가능케 한 송환법 반대 여론을 부추기며 시위를 부채질했다고 비난한 방 있다.

홍콩의 친중 진영도 가세했다. 중국의 최고 정치 자문기구의 부위원장직을 맡은 둥젠화 초대 홍콩 행정수반은 7월 말 홍콩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강연하면서 대만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그는 미국과 대만이 홍콩의 대규모 시위를 조직하고 전략을 수립하는데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둥젠화 초대 행정수반은 지난 2003년 국가보안법 입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의 대규모 시위에 직면해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지난주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국의 한 고위관리도 대만의 선동가들이 홍콩 시위대와 결탁해 있다고 주장했다.

A policeman gestures as Hong Kong democracy activist Joshua Wong and others protestduring the . Photo: Reuters/Tyrone Siu
홍콩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홍콩 경찰에 체포된 조슈아 웡(중앙)이 지난주 보석을 풀려났다. 조슈아 웡은 이달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사진: 페이스북)

 

중국 공산당 간부들과 홍콩의 친중 정치인들은 대만이 홍콩에서 보석을 풀려난 후 대만으로 탈출한 시위 참여자들을 보호하고 홍콩 시위를 주도한 조슈아 웡의 대만 방문을 제안하는 한편, 대만과 홍콩 정치 집단 간의 빈번한 접촉과 자금 이동이 이루어지는 점 등을 대만의 개입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홍콩 시위를 주도하는 일부 학생들이 지난 6월 홍콩 시위 사태 초기에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대만을 방문해 대만 관리들을 만난 것도 대만의 개입 정황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됐다.

중국 정부는 또 대만 학생들과 대만 내 홍콩 학생들이 헬멧과 고글, 마스크는 물론 연기 폭탄을 만드는 재료로 의심되는 물품 등을 홍콩에 공급하고 있다며 분개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양쪽(홍콩과 대만)의 선동가들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흥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메모를 비교했다”고 보도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7월 트위터와 페이스북 게시물뿐 아니라 연설을 통해 홍콩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드러냈다. 홍콩의 혼란과 차이 총통의 강경한 태도는 내년 1월 열리는 대만 대선에서 그의 재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대만 학생 실종

한편 대만은 지난달 실종된 대만 학생 몇 명의 행방에 대해 중국 정부와 홍콩 자치정부에 문의했다. 이들은 홍콩을 통해 선전으로 들어간 후 실종됐다. 이들은 중국 본토로 들어가기 전 홍콩에서 입국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대만 간 합의에 따라 대만인이 중국에 구금되면 정국 정부는 신속하게 대만에 이를 알려야 한다. 하지만 과거에도 중국 정부는 이런 합의를 여러 차례 지키지 않았다.

대만은 자국민에게 중국 본토에 입국할 때 중국 당국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구금이나 심문에 노출될 수 있다고 환기하며 홍콩 등에 대한 여행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홍콩의 대만 대표부는 대만인이 시위에 참여해 체포될 경우 지원할 수 있도록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대표부는 또 대만에서 대학을 다니는 홍콩 학생 중 적어도 2명이 홍콩에서 체포돼 새로운 학기에 등록을 못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