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명의 홍콩 시위대가 미국 의회에 홍콩 인권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홍콩 자치정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의회가 어떤 방식으로든 홍콩 사태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홍콩 자치정부 대변인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4일 송환법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고 강조하며 미국 의회의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안(인권법)’ 제정 움직임에 유감을 표명했다.

수만 명의 홍콩 시민은 8일 홍콩 센트럴 지구 거리에서 열린 집회에서 미국 의회에 인권법 처리를 청원했다.

미국은 ‘홍콩법’을 통해 중국과 달리 홍콩을 특별대우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인권법안을 통과시키면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철회하면서 중국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게 시위대의 판단이다.

이 법안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하고,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 지위 여부를 판단하도록 한다. 그동안 미국은 ‘홍콩법’을 통해 국내법을 적용할 때 중국과 달리 홍콩에 특별대우를 해 왔다. 미국이 인권법안을 통과하게 된다면, 이 법을 근거로 중국 정부를 압박할 여지가 생긴다.

지난 8일 홍콩 센트럴 지구 차터 가든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위 지도부는 중국 정부가 영-중 공동 선언을 위반했고 ‘일국양제’ 합의를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미국 정부가 지난 3개월간 송환법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 홍콩과 중국 정부, 고위 경찰 간부의 자산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중국 정부가 청 왕조의 주권을 이어받았기 때문에 청 왕조가 미국 투자자에게 진 빚을 중국이 갚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채는 현재 약 1조 달러로 추산된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의원들이 “중국 정부의 탄압에 직면한 홍콩을 위해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진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한목소리로 홍콩 국민과 그들의 민주주의 요구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일일 미국 의회는 홍콩 사태에 대한 개입을 중단해야 하며 이번 사태는 전적으로 중국의 문제인 만큼 미국 의회가 인권법 처리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9일 사설을 통해 중국 정부는 홍콩 인권법 처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정치적 선호 때문에 정책을 바꾸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홍콩에 대해 중국과 다른 관세를 적용하는 홍콩법은 미국이 홍콩에 주는 특혜가 아니라 상호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미국 정치권은 홍콩의 ’일국양제‘ 시스템에 대한 정의를 내릴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