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전투용 드론은 원래 미국이 개발했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미국은 개발 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이스라엘까지 미래전에 활용도가 높은 스텔스 전투용 드론(UCAV: Unmanned Combat Vehicles)을 개발하고 있다.

스텔스 무인 전투기는 첨단 스텔스 전투기보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스텔스 전투기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재정이 넉넉지 않은 나라의 경우, 스텔스 무인 전투기를 보유하면 공격 작전에 필요한 전투기의 수를 줄일 수 있고, 영공 방어를 위한 방어 능력도 확보할 수 있다.

중국의 샤프소드

중국은 이달 1일 건국 70주년 기념 퍼레이드에서 스텔스 무인 공격기 샤프소드(Sharp Sword)GJ-11을 공개했다. 퍼레이드에 등장한 드론은 과거 테스트 시 공개했던 드론과 다르다.

중국은 열병식에서 공개한 모든 무기가 현재 가동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에 회의적이다. 현재까지 중국은 이번 퍼레이드에 등장한 것과 많이 다른 GJ-11 사진 몇 장을 제시했을 뿐 스텔스 무인기가 작동한다는 설득력 있는 사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의 헌터

지난해 7월 러시아 국방부는 개발 단계에 있는 스텔스 전투용 드론 SU-70 오코트니크(헌터)의 첫 시험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중국 GJ-11보다 훨씬 큰 스텔스 전투용 드론이다.

헌터는 날개폭이 20m에 달하고 시속 1,000km의 속도로 날 수 있다. 헌터에는 Su-27 전투기에 사용되는 엔진인 Al-31 터보팬 엔진이 장착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9월 말 SU-57 전투기와 함께 비행하는 SU-70의 영상을 공개했다. 작전 목표를 타격할 때 SU-70과 SU-57의 합동 작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스텔스 무인 전투기는 모두 미국의 노드롭 그루만사가 개발한 X-47B에 기반을 두고 있다. 노드롭이 미국 해군을 위해 개발한 X-47B는 항공모함 탑재용으로 지난 2011년 2월에 처음 비행했다.

이에 앞서 보잉의 팬텀 웍스가 미국 공군용으로 시험 개발한 X-45A라는 무인 공격기도 있었으나, X47-B처럼 본격적인 개발로 이어지지 못했다.

대신 미국 공군은 CIA의 지원을 받아 록히드 마틴사가 개발한 RQ-170으로 알려진 스텔스 정무인 정찰기를 개발했다. RQ-170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탈레반과 알카에다를 감시하기 위해 사용됐다. 이 드론은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하는 비밀 임무도 수행했다.

RQ-170은 파키스탄 칸다하르에서 이란 영토로 날아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감시하기로 했다. 지난 2011년 12월 4일 이란이 이를 포착했다. 당시 러시아의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과 러시아가 실시간 데이터 통신을 가로채 무인기의 위치를 찾아냈다.

전투용 드론은 작동 모드가 다르다. 가장 흔한 것은 조종사가 원격 조종하는 드론이다. 조종사가 육상에 있든, 바다에 있든, 항공기에 있든 상관없다. GPS나 다른 위성에 의해 위치가 업데이트되면서 반자율 비행하는 드론이 있고 데이터 통신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비행 드론도 있다.

러시아의 스텔스 전투용 드론은 SU-57기와 이 전투기에 탑재된 AESA(Active Electronic Scanned Array) 레이더를 사용해 드론의 타격 목표를 탐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드론에 고성능 센서를 탑재할 필요가 없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하나의 전투기가 여러 대의 드론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 적기의 타격 범위에서 멀리 벗어나 드론을 조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방식으로 전투용 드론을 활용하면 전투기에 스텔스 기능을 장착할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타격 능력은 강화할 수 있다.

중국의 GJ-11은 아직 베일에 싸여있다. 건국절 기념 퍼레이드에 등장한 모델은 엔진이 기체와 완전히 통합된 형태를 보이지만, 사진으로 공개된 테스트 모델은 엔진이 후면에 돌출된 형태를 보인다. 이렇게 되면 스텔스 능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 스텔스 무인 전투기 엔진은 J-7 경량 전투기에도 사용되는 선양 WP-7 버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GJ-11은 날개폭이 14m로 러시아 무인기보다 작고, 소구경 유도탄을 장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도탄의 일부는 레이저 조준을 사용한다. GJ-11이 어떤 방식으로 비행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와 중국의 주장과 달리 이들 스텔스 무인 전투기는 아직 전투용으로 사용할 정도는 아니다. 완성되려면 적어도 몇 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스라엘의 하롭 배회폭탄 (Harop Loitering Munition)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이 개발한 자폭 공격용 드론 ‘하롭’을 보유하고 있다. 하롭은 미사일처럼 발사대에서 발사되지만, 무려 6시간 동안이나 상공을 배회하다 적외선 카메라로 공격 대상을 발견하면 자폭 공격을 하는 무기다. 그래서 배회폭탄 (Loitering Munition)으로 불린다. 하지만 하롭은 공격을 감행하지 않으면 기지로 귀환할 수도 있다.

‘하롭’에 장착하는 탄두는 23kg에 불과하지만, 정확성이 뛰어나다. 하롭은 아제르바이잔과 독일, 인도, 터키, 싱가포르 등에 수출됐고 이스라엘이 시리아 바지르 방공 시스템을 격퇴한 것을 포함해 이라크와 시리아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사용됐다. 아제르바이잔은 지난 2016년 4월 나가르노-카라바흐 분쟁에서 하롭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바 있다.

이란도 미국의 RQ-170을 복제해 피스톤 엔진을 장착한 ‘새크(Saeqeh)’라는 모델을 개발했다. 새크는 시리아에서 발진해 이스라엘 영공으로 비행했으나, 이스라엘 아파치 헬리콥터에 의해 격추됐다. 이란은 제트엔진을 장착한 ‘샤헤드(Shahed) 171 시모르흐’라는 모델의 전투용 드론도 개발했다고 밝혔으나, 이 드론은 아직 생산되지 않았다. 이란의 전투용 드론은 스텔스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

미국이 놓친 스텔스 전투용 드론 개발 기회

미국이 보유한 전투용 드론에도 스텔스 기능은 없다. 미국이 보유한 전투용 드론은 스마트 폭탄과 헬파이어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제네럴 아토믹사가 개발한 MQ-리퍼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무인기는 정찰용 드론인 RQ-170 뿐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전투용 드론 설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은 미국이 개발한 X-47B와 X-45A였다. 하지만 미국 공군과 해군은 스텔스 무인 전투기 개발이 F35 스텔스 전투기 보유 계획과 충돌할 것으로 판단해 이들 무인기 개발을 포기했다.

이는 X-45A와 X-47B가 달성한 많은 기술적 성과가 사장됐고 전투용 무인기와 전투기를 연계하려던 계획이 철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텔스 무인 전투기 개발 경쟁에서 러시아와 중국에 뒤처진 미국이 최근 XQ-58 발키리라는 새로운 스텔스 무인 전투기 개발을 통해 부활을 꿈꾸고 있다.

발키리는 3월에 첫 시험 비행을 했고 6월에 두 번째 시험 비행을 했다.

발키리는 첨단 전투기와 스텔스 무인 전투기를 연계하려는 미국 공군의 스카이보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발되고 있다. 발키리는 목표물과 적의 방어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타격하기 위해 향상된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이 미국 의회의 지원을 받는다면, 발키리는 이르면 2023년 실전 배치가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이를 위해 F-35 블록 4와 F-15 EX 전투기가 발키리와 데이터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이들 전투기의 통신 시스템 수정이 필요하다.

미국 공군이 마침내 스텔스 전투용 드론의 개발을 허용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다. 최근 적대국들이 F-35기를 추적할 수 있는 첨단 센서를 개발하면서 적국에 대한 침투 무기로서의 F-35의 유용성이 줄어들었다.

스텔스 무인기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양성한 조종사나 1억 달러짜리 항공기를 잃을 위험 없이 적은 비용으로 동일한 침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스텔스 전투기는 비쌀 뿐 아니라 한번 잃으면 빠른 시간내에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스텔스 무인 전투기 개발에서 15년 이상 뒷짐을 지고 있었다. 발키리가 실전 배치될 때는 최초의 스텔스 무인 전투기 X-45가 비행한 지 20년 이상이 지난 후가 될 것이다.

미국은 최신 레이더와 센서 기술을 무인기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미국 의회가 스텔스 무인 전투기 개발 계획 지원에 나설지 불분명하다.